힙스터 경제학자

2016.06.12
장하준, 『경제학 강의』을 읽고

경제학은 단순한 학문이 아니라 정치적 논쟁의 장이다. 누가 어떻게 사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주류 경제학의 한계를 파고든다.

나는 경제를 합리성의 틀로만 보았다. 신자유주의가 곧 경제라고 믿었다. 책은 그 시각을 흔든다. 자유시장조차 사실은 규제 위에서만 작동한다. 신자유주의가 본격화된 1980년대 이후 세계 성장률은 오히려 낮아졌다. 시장은 실패하고, 불평등은 커지며, 기업은 단기 이익을 좇는다.

경제학에는 신고전학파만 있는 게 아니다. 케인스, 마르크스, 오스트리아, 슘페터, 발달주의까지 아홉 학파가 서로 다른 답을 내놓는다. 선진국이 후진국에 자유무역을 강요하지만 정작 자신들은 보호무역으로 성장했다. 저자는 이를 ‘사다리 걷어차기’라 부른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긴 것들은 정치와 역사가 만든 산물이다.

나는 신자유주의 시대만 살아서 그게 전부인 줄 알았다. 그러나 스위스의 기본소득 국민투표 같은 사건은 다른 길도 가능함을 보여준다. 무엇이 정의롭고 옳은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여전히 답을 찾아야 할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