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요리를 하게 되고, 요리를 하다 보면 많은 경우 파스타를 요리하게 된다. 코로나로 인해 집에서 무언가 해먹기 시작했다. 이 때 나는 파스타를 조금씩 해먹기 시작했다. 관심이 조금씩 커져 스테인리스 팬을 샀고, 그 팬을 태워먹기도 했고, 그 팬을 다시 깨끗하게 만들기 위해 아스토니쉬 세제를 구매하기도 했다. 발음조차 어려운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를 갈기 위해 치즈 강판을 마련했고, 바질과 파슬리 같은 각종 말린 허브들로 주방이 가득 차는 날들이 이어졌다.
서점에서 파스타 요리책을 한 권 사서, 분기에 한 번쯤은 책을 아무 데나 펼쳐 나온 레시피를 따라 만들었다. 피쉬 소스와 땅콩버터를 넣어 동남아 풍미를 살린 파스타부터 레몬과 참치의 독특한 조화를 보여주는 파스타까지. 이런 날만큼은 새로운 재료들을 아낌없이 구매해 요리에 도전해했다. 일종의 취미와 모험의 활동으로 승화했다.
"중간중간 간을 보며 소금을 적당히 넣는다." 단순한 원리들을 깨달으며 레시피를 달달 외우는 대신 삶의 지혜를 터득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어제는 챗지피티로부터 흥미로운 파스타를 추천받았다. 이름하여 푸타네스카. 직역하면 “매춘부”라는 뜻이라니, 이탈리아 사람들 참 직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화류계 여성들이 장을 보기가 어려워 보존이 쉬운 앤초비, 올리브, 케이퍼 같은 재료를 활용해 만들던 파스타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대한민국 1인 가구인 나 역시 냉장고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에서 이탈리아 화류계 종사자와 비슷한 처지인지도 모른다. 다행히 블랙올리브, 앤초비, 케이퍼는 기름에 절여져 있어 보관이 용이하다. 연어를 자주 먹으면서도 케이퍼를 사먹을 생각은 하지 못했는데, 이번 파스타를 계기로 케이퍼를 처음 구매해봤다.
나에게 파스타는 간단하게 먹을 자취요리에서, 일종의 탐험이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