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사르는 죽는다

2025.05.01
레프 톨스토이,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읽고

“어쩌겠어 죽었는걸. 하지만 나는 아니잖아.”

나도 꽤나 젊음을 소비했다. 그래서 아쉽다. 요증믄 테니스나 웨이트를 열심히 한다. 나의 운동 능력이 향상되는 것은 늘 기분이 좋다. 젊어진 기분이니까.

책을 읽는 내내 한 평범한 사람(나름 성공한)의 죽음을 지켜봤다. 처절함과 끔찍함을 느꼈다. 인간은 몸이 조금만 불편해도 우울하다. 주인공의 죽음을 살피다 보니 내 몸이 다 아려온다. 이반 일리치는 주변인들의(심지어 아내도) 기만을 증오한다. 그는 무기력하며, 분노하고, 절망한다.

카이사르는 인간이다, 인간은 죽는다, 고로 카이사르도 죽는다, 라고 했다. 그는 평생 이것이 카이사르에게만 해당하는 말이지 절대 자기에게는 적용되지 않으리라고 여겨 왔다.

죽음. 꽤나 내 삶을 단순하고 본질적으로 바라보게 해준다. 지금 이 행복, 고통, 고뇌, 즐거움. 무엇이 사소하고 무엇이 중요해지는지 선명해진다. 나도 거동이 불편해지는 날이 오겠지. 카이사르에게만 해당하는 말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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