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22

아마추어

데이비드 엡스타인, 『늦깍이 천재들의 비밀』을 읽고

때로는 전문성은 오히려 그것에 집착하지 않을 때 얻어진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되는 가장 빠른 길은 아마추어처럼 만드는 것이다. 여기서 전문성에 과하게 집중하면 도구 학습에 매몰된다. 학습 자체가 목적이 되는 것이다. 만들지 못하지만 도구나 방법론만 잘 알게 되는 것이다.

필요한 도구들을 학습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그것은 목적이 될 수는 없다. 아기는 국어사전을 외워가며 말을 배우지 않는다. 아기는 불완전한 말을 하면서 말을 하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아마추어처럼 보이는 것을 두려워한다. 전문화된 것을 갖추어 접근하면 안심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것으로 해결하고 싶은 무언가이다. 역설적으로 전문성이라는 방법 자체에 매몰되어 무엇을 하려 했는 지 길을 잃는다.

따라서 전문화에 매몰되지 않도록 장치가 필요하다. 평소에 하지 않는 활동과 생각을 할 시간을 갖자. 자신이 몰두하고 있는 무언가는, 사실 다양한 경험과 사실들이 융합되어 해결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자. 아마추어의 시간을 갖자. 때로는 내가 매일 하는 생각이 아닌 다른 생각을 할 기회를 나에게 주자. 그리고 그것이 아마추어 같아 보여도 해보는 것이다.

반고흐는 30세까지 방황했다. 어린 시절부터 미술 교육을 받고 그만 두기를 반복했다. 성직자가 되기 위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반고흐는 30세 즈음 그림을 제대로 그리기 시작했다. 늦은 시작이 그에게 독창성을 선물했다. 그는 어릴적부터 전문화된 미술교육을 받지 않았고, 일찍히 화가로 탄탄대로를 걷지도 않았다.

늦깍이 전환자는 때로는 승리자가 된다. 방황하는 것을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