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2024.02.10
욘 표세, 『아침 그리고 저녁』을 읽고
욘 표세, 『아침 그리고 저녁』을 읽고
사내 아이가 태어난다. 이름은 요한네스. 할아버지의 이름을 이어받았다. 요한네스는 결혼을 하고 일곱 아이를 낳는다. 시간이 되어 노인이 되었고, 그는 쓸쓸함을 느낀다. 일상을 나누던 아내 에르나, 서로 머리를 잘라주던 친구 페테르 모두 세상을 떠났다. 그는 홀로 방에 남겨져 고요를 맞이한다. 어떻게 해도 집은 따뜻하거나 밝아지지 않는다. 몸은 찌뿌등하게 불편하다. 바다에서의 낚시조차 잘 되지 않는다. 물건들은 너무 버거워 보이면서 무게가 없는듯 느껴진다. 요한네스에게는 앙상한 손가락과 푸르슴한 손톱이 남았다. 아침마다 마시는 커피, 피우는 담배, 브라운 치즈를 얹은 빵은 그대로다. 요한네스의 삶의 시작과 끝을 담담하게 지켜보았다.
요한네스가 태어나고, 노인이 된다. 아내 에르나와 친구 페테르는 세상을 떠났다. 홀로 남겨진 집은 따뜻해지지 않는다. 앙상한 손가락과 푸르스름한 손톱이 남았다. 아침마다 마시는 커피와 담배, 브라운 치즈를 얹은 빵은 그대로다. 삶의 시작과 끝을 담담하게 지켜본다.
30대에 접어들며 노년을 생각한다. 테니스 모임에는 40대가 많다. 젊고 유쾌한 그들처럼 나도 나이 들고 싶다. "테니스 치는 사람은 평생 본다"는 말이 좋다. 요한네스와 페테르처럼 서로 머리를 잘라주는 사이인 셈이다. 하지만 영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삶은 죽음과 이별을 향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