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구를 다루는 위험한 욕구
2025.05.05
아니 애르노, 『탐닉』을 읽고
아니 애르노, 『탐닉』을 읽고
탐닉의 의미를 찾아보았다. "어떤 일을 몹시 즐겨서 거기에 빠짐. 약물의 반복 사용으로 의존성이 생겨 신체적으로 약물에 의존하지 않고는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게 됨." 이라고 적혀있다. 책의 원제를 찾아보았는데 "se predre" 였고, 이는 "상실"이라는 뜻이다. 탐닉과 상실은 조금 다른 의미가 아닌가.
탐닉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일에 몹시 빠져 즐기는 것이다. 원제 'se perdre'는 '자신을 잃어버림', 즉 상실을 뜻한다. 탐닉과 상실은 다른 듯 닮았다.
섹스, 불륜, 사랑에 대해 이토록 솔직할 수 있을까. 내면의 순수함마저 느껴진다. 누군가에게 불안을 느끼며 집착하는 모습,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을 섬세하게 연결하는 감각이 놀랍다. 욕망에 솔직할수록 욕망은 증폭된다. 충동은 충동을 먹고 자란다.
"내가 가지고 있는, 위험한 어떤 것을 쓰고자 하는 욕구. 마치 무슨 대가를 지불하고서라도 꼭 들어가야만 하는 지하실의 열린 문 같은."
불륜 상대에게 다른 여자가 생겼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은 충동이 아니라 사랑 같기도 하다. 왜 그녀는 그토록 욕망할까. 타인에 대한 욕망일까, 아니면 스스로의 불안정함을 투사한 것일까. 욕구를 다루는 위험한 욕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