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13

속초에서 아이슬란드 이야기를 읽다

강은경, 『아이슬란드가 아니었다면』를 읽고

막연하게 신비한 대자연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딱 떠오르는 곳은 아이스란드다. 오로라, 용암, 눈 등이 어우러져 신비롭다. 대학교 시절 "너는 아이스란드 같아"라는 말을 듣고 기분이 좋았다. 정확히는 조금 있어벼서 좋아했다. 용암과 얼음이 공존하는 아이슬란드처럼, 나는 극단적인 두가지가 공존하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수년이 지난 지금도 아이슬란드하면 그 말이 떠오른다. 아무튼 마음에 든다.

매우 지쳐 속초에 여행을 떠났다. 서점에 딸린 게스트 하우스에서 지냈다. 서점에서 묵는 것이니, 뭔가 책을 구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은 낯선 속초에서 낯선 아이슬란드를 읽고 싶어서이다. 이 책은 아이슬란드 여행기이다. 50이 넘은, 이혼한,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절필한 작가가 무작정 아이슬란드 히치하이킹 여행을 떠난다. 출발전부터 비행기를 탈 때, 도착까지 시간순으로 쭉 따라 읽다보면 나도 여행을 한 것 같다.

인생에서 비행기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는 몇 초보다 더 큰 해방감을 주는 시간은 찾아보기 힘들다. <알랭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

다소 구구절절한 이야기들이 담겨있지만, 소소하게 그것들을 엿보고 싶은게 또 이런 여행기를 읽는 재미 아닐까. 실패를 담담하게 받아드리는 아이슬란드 사람들, 아름다운 자연, 여행온 사람들과의 이야기들, 작가 자신의 삶의 이야기들까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