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국채를 봐야하는 이유
국채금리가 4.6%를 돌파했을 때 주식시장에 일어나는 일
반도체가 하루에 10% 빠졌다. 나스닥은 4일 연속 내림세다. 그 배경에 한 줄이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4.6% 돌파.
이 숫자가 왜 반도체 폭락과 연결되는지, 처음에는 직관적으로 잡히지 않았다. 채권 금리와 성장주 주가는 어떤 경로로 연결되는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세계 자산 가격의 기준 할인율이다. 채권 글에서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을 살펴야 한다”고 썼는데, 그게 왜인지 이제 설명할 수 있다.
주식의 가치는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가치다. 미래 돈을 오늘 돈으로 환산할 때 쓰는 게 할인율이다. 공식은 단순하다.
할인율 = 무위험금리(국채 4.6%) + 리스크 프리미엄(주식 4~6%)
무위험금리가 오르면 할인율 전체가 오른다. 할인율이 오르면 미래 돈의 현재가치가 줄어든다. 여기서 성장주가 더 크게 깨지는 이유가 나온다.
1년 뒤 받을 100만원이 할인율 1% 오를 때 받는 타격은 작다. 10년 뒤 받을 100만원은 같은 1% 변화에 8.5% 더 작아진다. NVDA 같은 성장주는 미래 현금흐름이 먼 곳에 집중되어 있다. 할인율이 오르면 그 먼 미래 현금흐름이 집중 타격을 입는다. 반도체가 -10%인 이유가 여기 있다.
4.75%가 마진노선 임계점이다. 4.6%는 그 코앞이다.
이 선을 넘으면 레버리지 투자자(빚으로 투자한 사람)가 강제 청산에 들어간다. 점진적인 하락이 패닉 셀로 바뀌는 순간이다. 2022년 영국 길트 위기, 2023년 10월 미국채 5% 터치 때 모두 같은 패턴이었다.
“국채만 사도 4.6%“인 상황에서 굳이 주식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줄어든다. 안전자산의 매력이 올라가면 위험자산에서 자금이 빠진다. 단순한 공포가 아니라 수익률 계산의 결과다.
한 가지 더. 한국과 미국은 같은 금리 충격에 정반대로 반응한다.
미국은 달러가 기축통화다. 금리가 오르면 글로벌 자금이 달러 자산으로 몰린다. 외국인 입장에서 달러 강세는 곧 환차익이다. 미국 주식이 빠지는 건 외국인 이탈이 아니라 할인율 압축과 미국 내국인의 리밸런싱이다.
한국은 반대다. 외국인은 달러 기준으로 수익률을 계산한다. 환율이 1,300원에서 1,400원으로 오르면, 주가가 그대로여도 달러 기준으로 -7% 손실이다. 손실이 더 커지기 전에 팔고 달러로 환전한다. 그 매도가 원화를 더 약하게 만들고, 약한 원화가 다시 외국인 손실을 키운다. Doom Loop다. 오늘 환율 +4.14%는 이 루프가 작동하고 있다는 신호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을 살펴야 한다”는 말이 이제 다르게 읽힌다. 그 숫자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아니다. 모든 자산의 기회비용이고, 미래 돈의 무게를 결정하는 축이다. 4.6%는 그 축이 기울어졌다는 표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