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인 인생
이슬아, 『끝내주는 인생』을 읽고
타인의 삶을 훔쳐보는 것은 흥미롭다. 이슬아가 세상과 자신을 바라보는 관점, 그 안에 담긴 인물들이 매력적이다.
VR 속에서만큼은 다시 할 수 있으니 저 멀리 우주로 나아가보며 뭉클했던 경험을 이야기한다. “우성아. 우리 사귄 게 아니라 그냥 한 번 잔 거잖아.”, “결혼식 축의금을 받지 않기로 한 사람처럼 군다” 같은 표현들은 솔직하고 유쾌하다.
나 또한 내면만 탐구하기보다 나와 세계, 나와 타인이 함께 머물렀던 순간들을 재치 있게 기록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덧) 포르투를 지루해하던 나에게, 그곳에서 만난 한국인 친구가 빌려준 책이다.
갈무리
“용감한 사람을 사랑하게 해달라는 기도.” 나는 용감한 사람만이 그런 기도를 올릴 수 있다는 걸 안다. 혼자서만 용감한 사랑을 하는 게 얼마나 외로운 일인지도 안다. 연락이 없는, 입을 꾹 다문, 혹은 먼저 잠들어버린 연인의 옆자리. 그곳에서 친구와 나는 서로를 떠올리곤 했다.
이렇게까지 애틋할 일이니 — 라고 쓰려던 걸 꾹 참고 그저 건강과 평안을 빌며 감사의 문장을 쓴 뒤 결코 사용하지 않을 교촌치킨 쿠폰과 파리바게트 상품권 등을 저장한다. 이러한 물물교환을 누군가의 생일마다 반복할 자신이 있나? 없다. 나는 결혼식 축의금을 받지 않기로 결정한 사람들처럼 생일 알림을 끈다.
“등 뒤에 추진장치가 있어. 다시 돌아올 수 있으니까 멀리 가봐도 돼.”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다. 다시 돌아올 수 있다니. 그 말은 왜 언제나 용기가 되는 것일까.
알고 있어. 삶에는 힘든 일이 일어난다는 걸. 그걸 알 만큼은 살아본 거야. 그러나 정혜윤이 말했듯, 우리는 삶에 시달리면서도 최고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해. — “아버지, 포도가 다 없어졌어요.” “시끄럽다. 우리들은 없어지지 않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