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기 위해선 콜센터에서 일하지 않는 것이 필수적이다.”
고객의 전화를 받고, 물건을 나르고, 음식을 만들고, 청소를 한다. 우리가 흔히 ‘노동’이라 부르는 이 모든 일에는 생생한 현실이 담겨 있다. 그런데 이 생생한 노동의 현장을, 그 안이 아닌 바깥에서 바라본다는 건 어쩐지 아이러니하다. 과연 이런 아이러니는 완전히 사라질 수 있을까? 그런 의문이 든다.
“뭘 해먹고 사는지 감이 안 와야 그 인간이 온전한 인간이다." 라는 김훈의 이 말은 의미심장하다. 어떤 노동이 한 사람의 삶을 지배하는 일은 흔하다. 그리고 그것은 꽤나 고된 일이다. 단지 정신적이거나 육체적인 부담을 넘어서, 그 사람의 자아와 영혼까지도 흉내 내게 만든다. 직업이란 본래 그런 것이다. 단순히 ‘노동’이라는 말로 다 담아낼 수 없는 것이다.
노동 현장에는 메뉴얼이 있지만, 결국 그 일을 수행하는 건 사람이다. 그 안엔 노하우도 있고, 기 싸움도 있으며,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담긴다. 물류센터에서는 숙련자가 되어 분류 작업을 맡으면 조금은 나아질까 기대하게 되고, 하루치 할당량을 맞추기 위해 초반엔 전력을 다하다가 후반엔 페이스를 조절한다. 음료 상하차 같은 일은 그저 ‘힘든’ 것을 넘어서, ‘비인간적인’ 경험이 된다.
쉬운 일은 하나도 없다. 단순하고 명확하기 때문에 오는 작은 보람도 있겠지만, 한편으론 불행한 시간을 견디며 자신의 몸과 마음을 갈아 넣는 일이다. 그리고 그렇게 인간을 깎아내던 기능들이 언젠가 사람 아닌 다른 존재로 대체된다면? 그때의 노동은 어떤 의미로 남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