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타자를 봅니다. 하지만 나는 타자가 아닙니다. 나는 완전히 홀로 있습니다.”
그렇다. 나는 내가 바라보는 모든 것과 구분된다. 나는 타자가 아니며, 오직 나 자신으로 존재한다. 따라서 존재의 본질은 처음에는 "고독" 속에 있다. 그러나 레비나스는 이 고독을 단순한 외로움으로 보지 않았다. 그는 우리가 타자와 관계를 맺으며 존재가 열리고, 그 관계 속에서 책임과 의미가 발생한다고 보았다. 그의 시간은 마치 죽음처럼 거머쥘 수 없는 타인과의 마주함이었다. 레비나스는 하이데거보다 조금 더 관계 지향적인 사상가처럼 보인다.
“나”라는 구별과 고독으로부터 무기력함을 느끼며, 죽음을 향해 나아가면서도 거머쥘 수 없는 타인을 마주하는 것—이것이 레비나스의 시간과 타자이다. 그의 서술 방식은 어떤 개념을 정의하고 한계를 설정한 뒤, 다시 그것을 넘어선다. 마치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여러 번 외치며 논리를 이 어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