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2025.02.21
레비나스, 『시간과 타자』을 읽고
레비나스, 『시간과 타자』을 읽고
“나는 타자를 봅니다. 하지만 나는 타자가 아닙니다. 나는 완전히 홀로 있습니다.”
나는 내가 바라보는 모든 것과 구분된다. 타자가 아니며 오직 나 자신으로 존재한다. 따라서 존재의 본질은 처음에 고독 속에 있다.
그러나 레비나스는 이 고독을 단순한 외로움으로 보지 않았다. 그는 우리가 타자와 관계를 맺으며 존재가 열리고, 그 관계 속에서 책임과 의미가 발생한다고 보았다. 그의 시간은 마치 죽음처럼 거머쥘 수 없는 타인과의 마주함이었다. 레비나스는 하이데거보다 조금 더 관계 지향적인 사상가처럼 보인다.
나라는 구별과 고독에서 무기력함을 느끼며 죽음을 향해 나아간다. 그 과정에서 타인을 마주하는 것. 그것이 레비나스의 시간과 타자다. 그는 한계를 설정한 뒤 다시 그것을 넘어서며 논리를 이어나간다. 끊임없이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외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