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김살

2016.10.23
J.D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고

“너는 사람을 믿지 않고 분석하며 생각이 많아.” 종종 듣는 이야기다. 인정한다. 무결하고 싶은 마음은 타인을 향한 엄격함이 되었고, 그 냉소는 다시 나를 채찍질했다. 결국 모순에 빠지고 나만의 성에 갇혔다. 그럼에도 냉소를 멈추지 못한다.

호밀밭의 파수꾼의 홀든 콜필드도 그랬다. 순수한 아이들 외에는 모든 것을 싫어한다. 위선과 가식을 경멸한다. 낙제 후 학교를 떠나는 3일간의 방황이 그려진다. 콜필드의 반항기는 미국 전역에 신드롬을 일으킬 만큼 강렬했고, 많은 예술가가 그를 노래했다.

홀든은 읽는 사람이 짜증 날 정도로 혐오를 표출한다. 혐오로 세상과 자신을 분리하고 기준을 세우지만 스스로 모순에 갇힌다. 누구나 콜필드가 되는 순간이 있다. 책을 읽으며 할 말을 잃었다. 그럼에도 엄격함과 냉소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외면한다고 삶이 지탱되는 것은 아니다. 미치도록 미워하고 방황하더라도, 그 불편함을 붙잡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