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06

내가 선택한 세계

최형욱, 『버닝맨, 혁신을 실험하다』를 읽고

버닝맨은 커뮤니티다. 매년 8월, 미국 네바다 사막에 일주일간 도시를 만들어 캠프를 한다. 버닝맨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사람 형상의 조형물을 태운다.

버닝맨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버너라고 부른다. 버너들은 문명에서 떨어진 사막의 결핍한 환경에서 자연환경을 극단으로 깨끗하게 유지하고자 노력한다. 그 안에서 교류하고 무언가 창조하고자 한다. 엘론 머스크는 가서 경험해보지 않으면 절대 본질을 알 수 없다고 단언했다.

책에 몰입하다 보니, 옷을 입고 지하철을 타고는 스스로가 새삼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다. 날것의 이야기를 읽다 보니, 옷이 나를 포장하고 감추는 느낌이 들었다. 나의 몸이 지하철에 의해 운반되는 느낌까지도 들었다. 버너들은 주어진 세계를 default world라고 부른다. 반대로 내가 선택한 세계를 real world라고 부른다. 나는 default world를 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스쳤다. 현대인으로서 살아가는 데에는 너무나 많은 것에 둘러 쌓여 끌려다지니 않는가. 원초적인 나를 찾아 사막에 가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