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16

연기하기 가장 어려운 것

김영하, 『보다』를 읽고

처음으로 에세이를 사서 읽었다. 직설적으로 쓰여진 에세이는 편하게 읽었다.

'연기하기 가장 어려운 것'이라는 제목의 글의 내용이 가장 흥미로웠다. 가장 연기하기 어려운 것은 다름 아닌 나 자신이라고 한다. 인간은 다른 사람이 되려는, 다른 사람인 척하려는 욕망을 가진다. 이것을 연극적 자아라고 말한다. 어렸을 때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은 역할 놀이을 한 경험이 모두들 있을 것이다. 상황에 따라 다른 자아를 꺼내 연기한다. 여러 자아를 연극하는 '나'를 다시 연극하기란 정말 어려울 것이다.

나도 여러 자아를 갖고 있다. 불변하는 자기 자신을 찾는 데 집착하지 말자. 다양한 자아를 연기하는 나를 이해하자. 요구되는 역할에 대해 연극하는 것은 그 역할을 잘 하는데 도움이 된다. 본질 없이 그럴듯하게 꾸며내는 것을 경계한다면 연극도 나쁘지 않다. 어쩌면 흉내 내는 것과 역할에 몰입하는 것은 구별하기 힘들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