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12

주류 경제학에 반기를 들다

장하준, 『경제학 강의』를 읽고

저자는 경제학의 다양한 이론과 현실 속에서 어떻게 작동해왔는지를 다루며, 주류 경제학의 한계와 이면을 비판한다. 그는 경제학이 단순한 학문이 아니라 다원화된 정치적 논쟁의 장이며,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한다.

책을 읽으며 나 또한 경제를 합리성 틀에서만 이해하고 있다고 느꼈다. 나는 신자유주의적 시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고, 능력에 따른 경제적 지위가 당연하다고 여겼다. 그러나 장하준의 비판은 나도 불편하게 만들었다. 시장 실패, 불평등 심화, 단기적 이익 추구, 정치/사회 맥락 배제 등 신자유주의의 한계를 지적한다. 비슷하게 여러 주류 경제학이 가진 맹점을 지적하며,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많은 것들이 사실은 정치적이고 역사적인 맥락에서 만들어진 것임을 이야기한다.

나는 신자유주의가 경제의 전부라고 믿고 살아왔다. 왜냐하면 신자유주의 시대에서만 살아왔기 때문이다. 최근 스위스에서 기본소득에 대한 국민투표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비록 기본소득 제도가 도입되지 않았지만, 그 논의가 국민투표로 이어졌다는 사실 자체가 경제학적 패러다임의 변화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이 책은 주류 경제학 패러다임에 갖힌 나의 사고방식을 다시 생각해보게 했다.

무엇이 정의롭고, 무엇이 옳은가에 대한 질문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 책은 나를 불편하게 했지만, 동시에 경제학적 사고의 다양성을 받아들이게 했다. 절대적인 빈곤은 많이 줄었지만, 새로운 형태의 경제적 위기와 불평등이 우리 사회를 위협하고 있다. 책을 통해, 나는 나의 사고방식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지, 공감이라는 것이 진정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이익을 포장하는 새로운 이름인지 깊이 고민하게 됐다.